밴쿠버나 미국 시애틀에서 국적기를 타고 한국에 가다 보면 항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가끔 시베리아 상공을 나는 비행기를 만난다. 대부분 창문 가리개를 내리게 해서 어디를 날고 있는지 모르고 넘어가지만 난 모니터를 통해 현재 위치를 자주 확인하곤 한다. 모니터에서 시베리아 상공을 날고 있다고 알려줘 살짝 가리개를 열고 밖을 살펴보았더니 하얀 눈을 뒤집어쓴 봉우리 꼭대기에 부드러운 빛이 내려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발 아래에 둔 카메라를 들어 사진 몇 장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