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그 지역에 있는 와이너리나 맥주 공장(Beer Brewery)은 가급적 시간을 내서라도 들러보려 한다. 독일에 살면서 몇 군데 다녀본 경험이 은연 중에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토양과 물이 다르고 제조법 또한 상이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맛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그 다름을 찾아내는 것이 즐거울 따름이다. 토론토(Toronto)에 갔을 때, 여유 시간을 할애해 CN 타워에서 가까운 맥주 공장 한 군데를 다녀왔다. 기적(汽笛)이란 상호에 어울리게 예전에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CPR)가 증기기관차의 방향을 돌리던 라운드하우스(Roundhouse)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공장 투어는 신청하지 못 하고 홀에서 생맥주를 시켜 맛을 보았다. 필스너(Pilsner)를 주로 만들기 때문에 페일 에일(Pale Ale)을 자주 마시던 내 입맛에는 색깔이 연하고 맛도 꽤 순하단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