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동부 지역을 다녀올 기회가 없었는데 아들 덕분(?)에 급거 토론토를 다녀오게 되었다. 굳이 동부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겠다 했을 때 크게 반대를 하지 않았다. 우선 그것이 아이의 선택이었고 동부에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들이 많다 들었으며, 이제 나름 대학생이 되었으니 부모 품을 떠나 세상살이의 고단함과 시련을 겪어 봐도 좋을 나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집사람이 나에게 아들을 보고 오라 부탁을 한다. 그 멀리까지 비행기 삯을 들여서 말이다. 아들이 무슨 이유에선지 자꾸 엄마 전화를 피하는 것 같고 한창 공부할 시기에 겉도는 것 같다는 것이 아닌가. 엄마 특유의 본능적인 육감이 발동을 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연락도 않고 무작정 워털루 대학교 기숙사로 처들어갔다. 엄마의 육감이 맞은 것 같았다. 공부도 힘들어하고 제 미래에 대해 너무 혼란스러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녀석을 앉혀 놓고 일장 연설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내가 기대한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곤 둘이 맥주를 한 잔 하러 나갔다. 그 날 밤은 기숙사에서 하루 머물었다. 다음 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아들과 대학교 교정을 둘러 보았다. 여기 2월은 밴쿠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웠다. 바람도 엄청 차고 사람 다니는 길 외엔 눈이 꽤 쌓여 있었다. 웬만한 추위엔 꿈쩍도 않는 나도 이런 추위라면 못 살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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