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리팩스 피어 23에 있는 커나드 센터(Cunard Centre)는 화물 창고를 다목적 이벤트 홀로 개조한 것이다. 여기서 열렸던 컨퍼런스나 리셉션에 참석한다고 나도 몇 번인가 방문했던 곳이다. 콘서트의 경우는 약 4,000명, 리셉션을 여는 경우는 2,2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한다. 나에겐 그런 시설이나 규모보다는 그 건물 앞을 지키고 있는 피겨헤드(Figurehead)가 더욱 흥미를 끌었다. 피겨헤드란 옛날 범선의 뱃머리에 달았던 선수장식을 말한다. 우리 말로 하면 선수상(船首像)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악마로부터 배를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나무를 조각해 붙였지만 요즘엔 사라져가는 추세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커나드 센터 입구에 6개의 피겨헤드가 나란히 도열해선 방문객을 맞는다. 해적 형상도 있고 금발을 늘어뜨린 여자의 모습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