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에 있는 사육신(死六臣) 공원을 다녀왔다. 그 존재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공원에 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사에서 배웠던 인물들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사육신이라 하면 수양대군, 즉 세조에게 왕위를 뺏긴 단종을 복위시키려다 목숨을 잃은 충신들을 말한다.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의절사(義節祠)란 편액이 붙은 사당이 나왔다. 무덤은 그 뒤에 있었다. 박팽년과 성삼문, 유응부. 이개의 무덤이 있었고, 그 옆으론 하위지, 류성원, 김문기의 허묘도 조성되어 있었다. 묘소 앞의 비석이 무척 간단했다. 성삼문 묘소 앞엔 ‘성씨지묘(成氏之墓)’라고만 적혀 있었다. 다른 비석도 마찬가지였다. 이름 석자도 마음대로 적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사육신하면 여섯 명일텐데 왜 일곱 명의 묘소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야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허묘를 쓴 김문기는 사육신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단종 복위를 함께 모의했었기 때문에 여기에 모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