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정상에서 한 여자 분이 손바닥에 모이를 올려놓고 새를 부르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도 가끔 보던 장면이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참을 기다리니 조그만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손바닥에 앉아 모이를 쪼아 먹었다. 동고비라는 새였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야생동물에 먹이주는 것을 금한다. 눈 덮힌 겨울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지면 결국은 자연에서 도태된다는 논리에서 말이다. 하지만 눈이 쌓여 먹이를 찾지 못하는 새들을 보면 그런 규정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조그만 생명체가 겪을 곤경을 생각하면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자연스레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