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를 지나다 조계사(曹溪寺)가 멀지 않아 잠시 방향을 그리로 틀었다. 우리나라 불교의 최대 종파인 조계종의 총본산이 바로 조계사다. 전에도 여러 번 다녀가긴 했지만 서울 도심에 이리 큰 절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늘 신기했다. 석가탄신일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웅전 앞에는 화려한 색깔을 지닌 연등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대웅전 앞에 서서 잠시 어머니 극락왕생을 빌었다. 불교에서 대중들에게 내리는 가르침과는 달리 조계사는 권력을 다투고 파벌 싸움을 일삼는 곳이 되어 버려 실망도 많았지만 그래도 사찰 본연의 경건함까지 사라지진 않았다. 거기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프래카드가 걸려있어 더욱 마음이 숙연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