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한인 산우회 송년 모임에 참석을 했다. 한해 무사 산행을 자축하는 자리로 매년 12월에 어김없이 열리는 행사였다. 늘 등산복 입은 모습만 보다가 모처럼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거기에 평소에 숨겨놓은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여성 회원 두 분이 펼치는 만담은 정말 수준급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탁자를 두드리거나 발을 구르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뒤이어 노래 자랑도 벌어졌다. 난 이 때쯤이면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그리 음치도 아니건만 마이크 잡고 노래 한 곡 부르기가 왜 그렇게 싫은지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