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광이와 둘이서 피트 호수로 산책을 나갔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내 마음 속에 있었던 모양이다. 허패의 집단가출이란 테마를 걸고 왔을 때는 일행들을 여기까지 데리고 올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은광이에게도 피트 호수는 처음 방문하는 자리였다. 내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피트 호수의 풍광과 고적한 분위기에 완전 매료된 것 같았다. 너무나 좋아하는 은광이 표정에 내 마음도 흐뭇해졌다. 사람들이 올 때마다 어디 데리고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이처럼 신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