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화계를 대표하는 허영만 화백의 데뷔 40주년과 식객II 출판 기념회를 겸해 종로구 옛 피맛골에 새로 들어선 식객촌에서 조촐한 기념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본래 만화 <식객>의 출판사인 김영사에서 주관했는데 초청 인원이 50명도 되지 않아 간신히 자리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허 화백께서 지난 세월 동안 그린 만화 표지들이 화면을 통해 소개되었고 동료, 후배 만화가와 문하생들이 그린 한 컷 만화도 액자에 넣어져 증정이 되었다. 3권으로 묶여 나온 식객 II를 참석한 사람들에게 한 세트씩 나눠주었고 즉석에서 허화백의 사인회도 있었다. 행사 장소로 사용된 식객촌 수하동(옛날 하동관이 새롭게 붙인 이름이다)의 입구에 지난 40년간 그린 작품들을 지하철 지도처럼 그려 놓은 것이 나에겐 꽤나 인상적이었다. 공식 행사가 끝나자, 식객촌에 입점한 몇 개 식당에서 음식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만족오향족발에서 제공한 족발을 필두로 오두산메밀가의 빈대떡, 부산포어묵의 오뎅, 수하동의 수육,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하동의 곰탕이 차례로 나왔다. 만화 식객에 소개되었던 음식들이니 맛도 좋은 것은 당연한 일. 음식이 너무 푸짐하게 나와 내 의지와는 달리 또 포식을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