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으로 있는 친구가 진급턱을 쏘겠다 해서 부부 동반으로 인사동에서 만났다. 나에게 식당을 택하라 해서 예전부터 식객 허영만 화백과 자주 가던 여자만으로 정했다. 이 친구 깜짝 놀라면서 여자만 가는 식당이냐고 물어온다. 하긴 나도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으니 도진개진이다. 여자만은 전라남도 고흥과 보성, 여수, 순천을 아우르는 바다를 말한다. 벌교에서 나는 꼬막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많이 취급해 평소부터 좋아했던 곳이다. 하지만 절기가 여름철로 들어섰다고 꼬막은 없다고 해서 조금 실망을 금치 못했다. 대신 홍어삼합에 모듬전을 시켰다. 막걸리도 곁들였다. 완전 이런 먹방이 따로 없었다. 고국 방문은 늘 이래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