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해서 아이들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피트 호수(Pitt Lake)를 찾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혼자서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무작정 찾아간 곳이 바로 여기였다.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건만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주변의 이름다운 풍광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첫 눈에 반한다는 것이 이런 경우리라. 골든 이어스(Golden Ears) 산 아래에 자리잡은 피트 호수는 정말 아름다웠다. 집에서 차로 10여 분 걸리는 거리에 이런 보배가 숨어 있다니…
캐나다로 와서 마음 둘 곳 없었던 이방인에게 이 웬 횡재란 말인가. 이 호수 덕분에 친구없는 무료함을 달랠 수 있었고 나름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면 좀 과장일까? 여하튼 한 달에도 몇 번씩 산책 삼아 찾았던 이 호수는 언제 보아도 그 아름다움이 변치 않아 마음에 들었다. 난 원래 사진을 좋아해 고국에서도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많았다. 사진을 배우겠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기도 했고, 전시회한답시고 돈도 꽤 썼다. 산과 사진, 그리고 여행이 내 취미생활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삶도 구직 활동보다는 카메라를 들고 자연을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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