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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정착 (2005.2~)

by 아임보리올 2012. 10.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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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도착해 며칠만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메이플 리지(Maple Ridge)라는 곳에 새로 신축한 2층 집을 것이다. 새로 지은 특유의 냄새에 공간이 넓직해서 좋았다. 1층은 우리 입맛에 맞게 꾸미라고 마무리를 하지 않은 공간으로 제공됐고, 뒤뜰도 엉망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것이 여기 방식이라는 주택업자의 이야기에 마디도 대꾸를 수가 없었다. 마디로 어리버리했다고나 할까.

 

이삿짐은 한국계 회사에 부탁해 옮겼다. 아무래도 말이 통하니 편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일하는 폼이 어설퍼 보였다. 고국에서처럼 전문가다운 숙달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페인트를 칠한 벽면을 가구 모퉁이로 찍어 상처도 만들어 놓았다. 속상한 기분에 입이 나와 잔소리를 하지 않을 없었다. 이삿짐이 모두 들어오고 나서야 인부 명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무슨 고등학교 아니냐고. 그는 소위 지방 명문고라 불렸던 고등학교 동기였다. 한때 나가던 친구라 들었는데 어찌 여기서 이렇게 만난단 말이냐. 얼굴을 알아 보지 못한 미안함에 이민 생활의 고단함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친구 마음까지 헤아리니 또한 심란하기 짝이 없었다.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앞날을 보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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