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장월평천에서 맞은 낙조

고국에서

by 아임보리올 2025. 1. 20. 07:30

본문

 

 
일산신도시 외곽에 있는 가좌마을의 아들네 집에 머무를 때면 매일 아파트 단지 인근으로 산책을 나간다. 가좌도서관 뒤에 있는 가좌근린공원을 걷거나 좀 멀리 나가면 심학산을 다녀오기도 한다. 그래도 가장 자주 찾은 곳은 장월평천(獐越平川)을 따라 조성된 둑방길이다. 과거 고양의 곡창지대였던 송포평야를 휘감아도는 하천으로, 통상 구불구불 흐르는 하천과는 달리 거의 일직선으로 흐른다. 이 하천은 고봉산(高峯山)에서 발원해 구상배수펌프장을 지나 한강으로 합류한다. 많이 찾았던 구간은 대화1교에서 한강 인근의 자유로까지다. 이 날도 예외없이 혼자서 장월평천을 따라 산책하고 있는데, 때마침 하루 해가 서녘으로 떨어지는 순간을 맞았다. 평범해 보였던 하천도, 논두렁도, 비닐하우스도 갑자기 아름다운 자태로 변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시각에 산책을 나온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이다. 갑작스레 인기척을 느낀 강아지가 목청을 높여 짖고, 물에서 휴식을 취하던 오리와 기러기가 화들짝 놀라 날아 오른다. 가끔은 목석처럼 앉아 있는 낚시꾼의 뒷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한가로운 풍경이다.
 

'고국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심의 조형물  (12) 2025.01.15
일산에서 산책을 즐기다  (10) 2025.01.10
시제에 참석하다  (16) 2025.01.05
지리산 천왕봉  (7) 2024.12.31
만복대 산행  (37) 2024.12.2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