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몇 명과 지리산 자락에 있는 만복대(萬福臺)를 다녀왔다. 예전에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몇 차례 올랐던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 않았고 나름 감회도 새로웠다. 백두대간 종주 시에는 성삼재에서 만복대를 지나 정령치로 산행을 했지만, 이번에는 정령치까지 차로 올라 거기서 만복대, 성삼재 방향으로 걸었다. 정령치가 해발 1,172m의 고지라 해발 1,438m의 만복대까지는 고도 차이도 많지 않았고 거리도 멀지 않아 그리 힘든 줄 몰랐다. 거리가 7.3km인 산행에는 3시간 정도면 충분하겠지만 우린 여유를 많이 부리며 걸어 5시간 넘게 걸리지 않았나 싶다. 원래 이곳은 억새 평원으로 유명한 곳인데, 늦가을로 접어든 절기라서 그런지 억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만복대에 올라 노고단에서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 이 산행의 가장 큰 보상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