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신도시에 사는 아들 집에 짐을 풀었다. 신도시가 세워진 직후에 일산으로 이사를 와서 10년을 살았었다. 지리도 훤하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상가도 휘황찬란하게 변해 좀 낯설어 보였다. 정발산역이 있는 일산문화공원을 걷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이 보여 안으로 들어갔다.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조카녀석이 좋아하는 서점이라 그 이름이 기억에 남았다.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며 어떤 책이 있나 둘러보다가 내가 쓴 책이 두 권이나 서가에 꽂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사실 두 권의 내용은 동일하다. 처음에 나온 책이 절판을 한 후에 다른 출판사에서 이름을 바꿔 재출간을 한 덕에 두 권이 되었지만, 어쨌든 두 권이 나란히 있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