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제비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였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어릴 때는 제비가 무척 흔했다. 기와를 얹은 시골집 처마에는 매년 제비 한 쌍이 날아와 집을 짓곤 새끼를 낳고 키워 여름이 지나면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났다. 그러던 것이 무슨 이유인지 제비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나도 도시 생활을 하면서 제비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서울 안국동에 있는 청국장집에서 제비를 볼 수 있었다. 한옥으로 올린 지붕 처마에 제비집이 있었고 덩치가 큰 새끼 세 마리가 둥지에서 부모가 날라올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보고 속으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찌 하다가 제비조차 찾지 않는 나라가 되었나 생각했는데, 모든 일이 다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라 다행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