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창전동에 가면 공민왕사당이 있다. 공민왕이면 고려 말의 임금이라 분명 개경에 묻혔을텐데 왜 서울에 사당이 있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당은 늘 문이 잠겨 있지만 그 옆에 전통문화공간인 광흥당이 있어 사람 왕래가 잦았다. 가끔 광흥당에서 국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흘러나와 귀가 즐거웠던 적도 있다. 사실 사당이나 광흥당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입구에 있는 고목 두 그루가 내 시선을 끌었다는 이야길 하고 싶었다. 안내판에는 수령 180년의 회화나무라 적혀 있었다. 그 나무가 높이 솟아 줄기와 가지로 하늘을 가린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아 한참 넋을 놓고 위만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