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인가, 호주를 여행하고 있는데 비슷한 시점에 몇 명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밴쿠버에 있는 무슨 산에서 사고가 나 몇 명이 사망했다는데 넌 괜찮냐며 안부를 물어왔다. 급히 수소문한 끝에 누가 사고를 당했는지 확인을 할 수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꽤 오래 전부터 밴쿠버에서 산행을 함께 했던 산친구, 아니 산선배였다. 그는 여성임에도 고등학교 때부터 산악부 활동을 했고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도 산에 대한 가치관이나 태도가 남달랐던 산악인이었다. 참으로 슬픈 일이었다. 솔직히 난 산에서 지인들을 많이 잃었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후배들이 히말라야 고산에서 영면을 했을 때는 숙명이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한 가정의 주부였던 후배가 해외 원정을 준비하는 과정에 북한산에서 실족사했을 때는 참으로 얄궂은 운명이라 여겼다. 그런데 이제 밴쿠버에서도 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얼마 전에 캐나다로 돌아와 그 분의 장지를 수소문한 끝에 오늘 화분 하나 사들고 묘소를 다녀왔다. 하늘나라에도 산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 믿는다. 위에 있는 사진에서 오른쪽 뾰족한 봉우리가 사고가 발생한 하비 산(Mount Harvey)이다. 내가 밴쿠버로 이주해 처음으로 오른 산이기에 나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무슨 까닭인지 대형사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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