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방문하게 되면 맛있는 음식 앞에 스스로의 의지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노력해왔던 식이요법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곤 한다. 이 날도 그랬다. 친구 몇 명과 어울려 산행을 한답시고 춘천에 들렀다가 한 친구가 닭갈비로 이른 저녁을 냈다. 엄청나게 큰 식당에 빈자리가 없어 20여 분을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소주 한 잔 곁들여 먹은 닭갈비가 그렇게 입에 달았다. 야채와 고기를 먼저 비우고 나중엔 불판에 밥도 볶아 먹었다. 이러면서 맨날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외치고 있으니 누가 내 말을 믿겠는가. 식탐을 없애기가 쉽지 않으니 고국 들어가는 횟수를 줄이거나 오래 머무르지를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