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로 내려가는 김에 한옥마을에 있는 한옥에서 하룻밤 묵어보고 싶었다. 아들이 앱을 통해 잡아준 숙소는 취락당(聚樂堂). 1인실은 딱 하나 있었는데 방 이름이 머슴방이었다. 혼자 여행한다고 졸지에 머슴이 된 것이다. 기분이 묘했다. 선비방과 마님방, 규수방, 아씨방, 사랑방은 두 명 이상 잘 수 있는 반면 머슴방은 한 사람 잘 수 있는 공간이었다. 폭이 1.5m에 불과해 다리를 뻗고 앉기도 힘들었다. 길이는 6m에 이르러 따로 자면 두 명도 잘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평범한 구조는 아니었다. 한옥에서 하룻밤 잤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