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땅은 좁고 인구가 많아 젊은이들에게 백패킹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이 난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억새를 보기 위해 민둥산을 오르던 어느 날, 정상 부근에서 캠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백패킹을 해서 올라온 사람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우리 나라 국립공원에선 캠핑이 대부분 금지되어 있고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도 오토캠핑을 위한 곳이지 백패킹할만한 곳은 아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끙끙거리며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 남작이 공연히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겠는가. 운동이나 스포츠도 좋겠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난 백패킹이 헐씬 더 효과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 나라도 백패킹의 효용을 잘 검토하고 동시에 자연 훼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백패커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내 솔직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