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잠자리를 보았다. 여주를 갔다가 나무 줄기에 앉아 쉬고있는 잠자리 한 마리를 발견하곤 가슴 속에서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 녀석이 불현듯 어릴 적에 잠자리 잡으러 다니던 동심을 상기시켜 주었다. 인생살이 뭐가 그리 바쁜 것인지 그 동안 잠자리를 볼 시간조차 없었다. 옛날엔 시골에 내려가면 가을 하늘을 온통 수놓던 것이 빨간 고추잠자리였는데 말이다. 아마 오랫동안 캐나다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이상하게도 캐나다에선 잠자리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녀석 내가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아 속으로 기특하단 생각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