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들과 단둘이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나서 2001년부터 근 3년간 백두대간에 기대 살아가는 산마을을 찾아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산마을 사진 작업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아들같이 대해주는 할머니도 계셔 지금도 가끔 찾아뵙기도 한다. 그 동안 꽤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그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
우리 나라 스노보드 계의 지존인 김은광, 고등학교 동기 이중엽과 함께 전북 무주 대덕산 아래 산마을을 찾았다. 서 할아버지 내외분이 거기 계시기 때문이다. 자주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언제나 환영을 받는다. 두 분 건강도 묻고 자제분들 근황도 듣늗다. 마치 오랜 만에 찾아온 아들에게 대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점심 때가 다 되었는데 그냥 가겠다고 한다고 할머니가 눈물을 글썽인다. 이런 인정이 있기에 아직도 이 세상은 살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