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들어가 있던 어느해인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정승권 등산학교 빙벽반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원주 판대빙장에서 스무 명 가까이가 1주일간 합숙하며 빙벽 등반의 기술을 익혔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암벽등반을 거친 사람들이 많았고, 빙벽등반 경험이 있는 사람도 꽤 있었다. 낮에는 빙벽에 매달려 얼음과 시루고 밤이 되면 장비 수선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 등산학교의 정승권 교장 선생은 우리나라 산악계에선 ‘헤라클레스’라 불리는 대단한 양반이다. 1993년 설악산 토왕성 빙폭을 야간에 단독 등반해서 화제를 모았고, 스포츠 클라이밍과 암벽, 빙벽, 고산등반을 두루 거친 토탈 클라이머다. 1990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등산학교를 세웠다. 교육이 끝날 즈음 교장 선생님과 사진 한 장 찍을 기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