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에 묵을 곳을 준비하면서 동생이 세 군데 지역을 추천했다. 양재와 구로, 그리고 봉화산 지역이었다. 난 바로 봉화산을 택했다. 예전에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몇 개월인가 이 근방 묵동에 방을 얻어 자취를 했던 것도 조금은 작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숙소 가까이에 산이 있다는 점이었다. 매일 산책삼아 오를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봉화산은 해발 160.1m 높이를 가진 낮은 산이다. 그리 높지 않기에 0.1m의 높이도 에누리하지 않는다. 하루에 한 번씩은 오르려 하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없는 날도 많았다. 어느 날은 새벽에 오르기도 하고 어느 때는 점심시간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해지기 직전에 많이 오른다. 산이랄 것도 없지만 발걸음을 빨리해 오르면 체온도 오르고 몇 방울 땀도 난다. 정상까지 다녀오면 3km가 넘는 거리고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 4km가 조금 넘는다. 기분이 내키면 정상을 다녀와서 둘레길을 한 바퀴 더 걷는데 그러면 대략 1시간 15분쯤 걸리는 것 같았다. 지난 10여 년간 캐나다 살다 보니 오히려 서울이 낯선 지역이 되었는데 그나마 봉화산이 옆에 있어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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