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부면 서곡리에 머무르면서 아침, 저녁으로 양귀비꽃이 만발한 밭을 지나게 되었다. 빨간 양귀비가 지천에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양귀비하면 마약이 먼저 생각나는 사람에게는 퍽이나 진기한 풍경이었다. 왜 이 넓은 밭에 하필이면 양귀비를 심었을까 내심 궁금했다. 이렇게 공개된 땅에 양귀비를 심었다는 것은 이 양귀비로는 마약을 만들지 못한다는 의미일텐데 내가 모르는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것일까? 동생에게 물었더니 관상용 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없고 매년 양귀비꽃이 필 즈음 이 마을에선 양귀비 축제를 열었다고 했다.그러고 보니 캐나다에서도 포피(Poppy)라 해서 전몰장병을 기리는 현충일에는 누구나 양귀비꽃을 가슴에 단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벌판에 만발한 양귀비꽃으로 세월호 희생자들 넋이라도 위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올해 이 마을의 용수골 양귀비 축제가 세월호 사고 때문에 취소되었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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