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스코샤가 속한 대서양 연안은 랍스터(Lobster)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하다. 어촌 마을을 지날 때면 마당에 쌓아놓은 통발을 보고 언젠가 나도 랍스터 잡는 현장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바랬는데 샘(Sam)이란 어부로부터 예기치 못한 초대를 받게 되었다. 아침 4시 30분에 출항한다고 해서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챈스 하버(Chance Harbour)에서 배에 올랐다. 선원이라야 두 명이 전부인 작은 배였다. 깜깜한 새벽부터 미끼 손질에 바빠 보였다.
샘은 랍스터 통발을 300개 가지고 있다고 했다. 통발 5개가 한 조를 이루니까 모두 60조 가지고 있는 것이다. 5개 통발을 로프로 연결하고 그 양쪽엔 부표를 달아 위치를 표시한다. 전날 통발을 바다에 넣어두고 다음 날 건져 올린다. 부표에 고리를 걸어 배 난간으로 끌어 올린 후 통발 속 랍스터를 꺼내곤 미끼를 갈아 넣었다. 미끼를 바꿔 끼운 통발은 다시 바다로 던져지고. 그 다음엔 배를 움직여 다른 통발을 꺼내러 간다. 한 조 작업하는데 보통 10분이 걸렸다. 통발이 300개, 60조니까 총 10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잠시도 쉴 수 없는 고된 작업이었다.
한 조를 올리면 대략 10마리 내외가 잡히지 않았나 싶다. 통발에서 꺼낸 랍스터는 자를 가지고 일일이 크기를 잰다. 그 크기에 따라 대우가 다르다. 큰 놈은 시장에 팔기 위해, 중간 크기는 캔 가공용으로 분류된다. 자보다 작은 어린 놈들은 가차없이(?) 바다로 돌려 보내진다. 아, 배에 검은 알을 잔뜩 달고 있는 암놈도 절대 잡지 않는다. 이런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내겐 인상적이었다. 크기를 확인한 랍스터는 상품 보호를 위해 양쪽 집게발을 고무로 묶는다. 그냥 두면 서로 싸워서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넌 잡힌 몸이니 꼼짝마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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