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1일 북극점을 밞음으로서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영석 대장이 밴쿠버를 찾았다. 북극 원정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말이다. 산악 그랜드 슬램이란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 7대륙 최고봉, 그리고 지구상 3극점을 모두 올랐다는 의미다. 불가능에 도전한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명예가 아닐까 싶다.
박 대장은 고국에서 자주 만나 산행도 같이 하고 함께 술도 마셨던 후배다. 산에 대해서야 우리같은 범부와 비교할 수 없는 대선배 뻘이다. 원정을 가지 않을 때는 열심히 뱃살을 찌워 고산 원정 때 에너지원으로 쓴다고 넉살 좋게 너털웃음을 짓던 얼굴이 생각난다. 산에서 내려와선 3보 이상은 무조건 승차라고 농담도 했다.
얼굴에 남은 동상 흔적을 보며 어떻게 그 매서운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냈을까 하는 생각에 존경스런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허영만 화백과 노스페이스에 근무하는 친구인 정상욱 상무가 북극점까지 마중을 가 원정대를 격려했다.
밴쿠버 들렀을 때 이제 그 어려운 목표 모두 끝냈으니 앞으론 가족들 좀더 챙기면 어떻겠느냐 이야기를 했지만, 이 친구 작년 안나푸르나 남벽에 코리안 신루트를 내기 위해 도전에 나섰다가 결국은 설산에 묻히고 말았다. 박 대장, 이제 편히 쉬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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