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뒤뜰의 저 파릇파릇한 잔디를 보시라. 어릴적 기계충 먹은 머리처럼 듬성듬성 자라긴 했지만 정말 어렵게 키운 잔디라 감회가 남달랐다. 잔디가 처음으로 싹을 티울 때는 정말 세상을 얻은 것 같았다. 그 감격스러움에 눈물이 날뻔 했으니 말하면 뭐하랴.
잡초만 무성했던 뒤뜰에 남들처럼 잔디밭을 만들기로 했다. 가드닝하는 분에게 가격을 물었더니 2,000불을 달란다. 금액도 금액이었지만 집에서 노느니 뭐 하냐 하는 심산으로 한번 대들어 보았다. 인터넷을 뒤져 어느 종자가 여기 날씨, 토양에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가게에 가서 현지인들에게 이것저것 물어가면서 직접 씨를 뿌렸다. 거의 한 달이란 기간을 투자해 삽 하나에 맨발로 땅을 평평하게 고르고 나서 말이다. 옆집 사람들이 저 사람 뭐 하나 궁금한 듯 밖으로 나와 담장 너머로 구경도 했다.
여하튼 혼자 힘으로 관상수 몇 그루와 배나무, 복숭아 나무도 심었고 한 켠에 텃밭도 마련을 했다. 초보자가 겁도 없이 저지른 댓가로 그 당시엔 엄청난 허리 통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렇게 파릇파릇 싹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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