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북쪽 노스 밴쿠버(North Vancouver)에 있는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은 밴쿠버에서 가까워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밴쿠버에서 차로 15분이면 그라우스에 닿는다. 여기는 산 하나를 전략적으로 개발해 훌륭한 레저 공간으로 변모시킨 점이 눈에 띈다. 그라우스에선 각종 아웃도어를 아주 편리하게 즐길 수가 있다. 하이킹과 산악 마라톤은 기본이고 여름엔 헬기 투어, 패러글라이딩, 벌목꾼 공연이나 생태 탐방을 즐길 수 있고, 금요일 저녁이면 콘서트도 열린다. 겨울철엔 5m 가까이 내리는 눈 덕분에 스키와 스노보드, 스노슈잉(Snowshoeing), 스케이트, 눈썰매까지 즐길 수 있다. 특히 12월에는 산타클로스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탈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한다.
그라우스의 여러 시설 중에 나에게 가장 매력적인 곳은 그리즐리 곰(Grizzly Bear) 두 마리를 키우는 보호시설이다. 어미를 잃은 두 마리 숫곰이 살고 있는데, 그라인더(Grinder)란 이름의 곰은 2001년 인버미어(Invermere)에서 4.5kg의 허약한 상태로 발견이 되었고, 쿨라(Coola) 역시 같은 해인 2001년 벨라 쿨라(Bella Coola)에서 발견되었다. 쿨라는 어미가 차에 치어 죽어 세 마리 새끼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한다. 철망으로 외부와 차단이 되었지만 두 마리가 살아가기에 그리 좁지 않은 공간에서 사이좋게, 여유롭게 살아간다. 그리즐리가 서식하지 않는 밴쿠버 지역에서 우린 그리즐리를,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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