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옛 직장 동료와 점심을 함께 하곤 구경삼아 둘이서 해남의 두륜산 도립공원에 있는 대흥사로 차를 몰았다. 이 절은 역사가 꽤 깊은 고찰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백제 무령왕 치세인 514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도 하고, 신라 시대인 875년에 도선국사의 명으로 건설되었다고도 한다. 역사야 어찌 되었든 상당한 연륜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그런 까닭에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몇 개의 사찰을 묶어 등재된 바 있다. 사실 우리가 대흥사의 이모저모를 뜯어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남녘의 늦가을 단풍이 아름답다고 해서 일부러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 단풍이 작별 인사를 보내는 시점이라 그리 화려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럭저럭 막바지 정취를 맛볼 수 있어 대웅보전까지 왕복하는 산책길이 나름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