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본래 바다와 접하지 않은 충청북도 촌사람이라 생선회를 맛있게 먹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고국 방문길에 신기한 먹방 체험을 할 기회가 있었다.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의 초대를 받아 KTX를 타고 목포를 내려갔다. 점심은 그 동료로부터 대접받았고, 저녁은 산에서 만나 형, 아우하는 후배와 함께 했다. 후배가 나를 데리고 간 식당은 어느 유명한 노래 제목과 똑같았다. 시설은 좀 허름했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보였다. 맛깔난 음식들이 상에 가득 차려졌지만, 내 시선을 끈 것은 살아있는 세발낙지와 삭힌 홍어였다. 홍어야 서울에서도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어 개의치 않았지만, 낙지를 칼로 토막내지 않고 생으로, 그것도 통으로 먹기는 처음이라 약간 겁도 났다. 마음 속으로 먹어야 하는 건지 망설이고 있는데, 후배가 손가락으로 문어를 쭉 훝더니 젓가락에 둘둘 말아 내 입에 쏙 넣어주는 것이 아닌가.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씹어 간신히 목으로 넘겼다. 그리곤 얼른 와인 한 잔으로 입가심을 했다. 앞으로 생낙지는 무조건 사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