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공부보다는 축구에 빠져 살던 아들이 결국은 축구심판이 되었다. 심판도 급수가 있어 아무 경기나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동호인 경기나 초등부 경기에서 주심 또는 부심을 맡더니,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자 상위 레벨로 승급이 되었다. 어느 날 아들이 라이드를 해 달라고 해서 피트 메도우즈(Pitt Meadows)에 있는 운동장까지 데려다주곤 다른 일이 없어 한 켠에서 축구시합을 구경했다. 아마 이 경기가 아들이 승급된 이후 처음으로 주심을 맡았던 여고부 경기로 알고 있다. 노란 셔츠에 검정색 반바지를 입은 아들이 선수들을 따라 그라운드를 누볐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해서 아들은 가슴이 뿌듯할까 의구심은 들었지만 열심히 뛰어다니는 녀석의 모습이 좀 부럽긴 했다. 덩치가 말 만한 선수들이 공을 쫓아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동네축구도 나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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