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한왕용 대장이 어느 날 맛있는 집이 있다고 나를 데리고 간 곳이 무교동 근처에 있는 충무집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무교동이 아니라 다동에 속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서 실실 웃음이 나왔다. 사실 이 집은 오래 전부터 나도 자주 드나들던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역 앞에서 근무하다가 IMF 직격탄에 그룹이 해체되고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과정에 내가 근무하던 회사가 이사했던 건물이 바로 이 빌딩이었고 그 지하에 있던 식당이 충무집였다. 부서 회식이나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자주 왔던 곳을 한대장 안내로 다시 오게 되었으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다. 이 집의 도다리쑥국과 멍게밥이 많이 알려지면서 미디어에 엄청나게 소개가 된 것 같았다. 주인장의 자부심도 대단해 보였다. 우리도 도다리쑥국에 멍게밥을 시켰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계산대 주위로 엄홍길 대장과 한대장 등 유명 산악인과 주인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몇 장 걸려 있었다. 한대장이 그 사진을 보곤 계산을 하며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