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이 내렸다. 이 세상이 온통 눈으로 덮인 것이다. 아침부터 하늘이 맑아지면서 눈이 그치기에 차를 몰아 스콧번(Scotsburn)으로 향했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뽀드득 뽀드득 눈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스톤햄 샬레(Stonehame Chalet)까지 올랐다. 피츠패트릭 산 정상 주변에 있어 경관이 뛰어난 곳이라 여기서 설경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예상대로 우리 눈 앞에 설국이 펼쳐졌다. 더구나 여기를 찾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 이 적막강산을 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인구가 적어 심심한 동네이긴 하지만 이런 풍경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가슴이 후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