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에 있는 루르드는 카톨릭 성지다.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하나로 매년 600만 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다녀가는 명소이기도 하다. 1858년 당시 14살 소녀였던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18차례나 성모가 나타난 곳으로 인정되어 카톨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례지 중의 하나로 탈바꿈하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생장 피드포르로 가는 길에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루르드를 들러보고 싶었다. 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루르드에 도착했더니 그 다음날 커다란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사람들은 넘쳤고 방은 구할 수가 없었다. 비를 맞으며 호텔을 대여섯 군데나 돌아다녔는데 말이다. 결국은 아주 조그만 방 하나를 구해 하룻밤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시차 때문인지 꼭두새벽에 일어나 아침 6시부터 성지를 돌아다녔다. 오전 9시가 가까워지자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성당 앞 그 넓은 공지를 다 메워버렸다. 10월 7일 로사리오 축일 행사라 했다. 휠체어를 타고 오는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침대에 누운 채 광장으로 나온 환자들을 보곤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종교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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