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서부 지역엔 우람한 침엽수들이 많이 자란다. 활엽수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삼나무나 전나무, 미송나무, 가문비나무 등등. 이들의 특성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쭉쭉 뻗는 것이다. 수 십 미터씩 곧게 자란다. 목재로 사용하기엔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풍부한 강수량 때문인지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허우대는 멀쩡한 녀석이 기가 약하다고나 할까. 그런 까닭에 조금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이렇게 땅에 쓰러져 눕는 경우가 많다. 덩치 커다란 녀석이 그리 세지 않은 강펀치 한 대 맞고 넉어웃되는 것이다. 뿌리를 들어내고 땅바닥에 누운 녀석들의 생전 모습을 돌이켜보면 인생무상, 아니 목생무상(木生無常)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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