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카라(Belcarra)에 있는 저그 아일랜드 비치(Jug Island Beach)로 가는 트레일을 걸었다. 저그 아일랜드는 인디언 암(Indian Arm)에 떠있는 조그만 섬이다. 따라서 저그 아일랜드까지는 갈 수는 없고 바닷가에 펼쳐진 백사장에서 섬을 바라보는 게 전부다. 사실 이 트레일을 산행이라 생각하고 찾는 경우는 없다. 거리도 짧고 난이도도 없어 산행 대상으론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책을 겸해 약간의 오르내림이 필요한 경우라면 괜찮은 곳이다. 거리는 왕복 5.5km로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나무와 바위가 무성한 길을 걸어 바닷가 해변에 도착해 코 앞에 자리잡은 저그 아일랜드를 바라보거나 사방에 포진한 산세를 살펴보고 수면 위를 지치는 스탠드 업 패들(Stand Up Paddle; SUP)을 바라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이 정도면 선계와 인간계 중간쯤은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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