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나 적십자사 등 국제
기구를 많이 유치하고 있어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유명한 제네바(Geneva). 도심 한 가운데 엄청나게
큰 제네바 호수(프랑스에선 레만 호수라 부른다)가 있고, 그 뒤로 알프스 산자락이 포진하고 있어 자연 경관이 무척 아름답다. 하지만
국제도시답게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 나처럼 가난한 여행자는 발걸음을 하기가 쉽지 않은 도시다. 그런데
제네바란 도시의 인상을 확 바꿔 놓은 관광정책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건 바로 제네바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대중교통 무료 승차권 제도다. 제네바 국제공항에 내려 수화물을 받은 후 입국장으로 빠져나오기
전에 기계에서 무료 티켓을 발급받으면 그것을 이용해 80분 이내에 시내버스나 트램, 심지어 열차를 이용해서 제네바
도심으로 이동할 수가 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제네바에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숙소를 얻으면 숙소에서는 체류기간만큼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승차권을 다시 발급한다. 제네바
시에서 일부 수익 감소를 감수하는 대신 시의 관광정책을 홍보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외국에서 막 도착해 현지 화폐가 없는 사람들에겐 정말 고마운 정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