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 내려앉은 물방울
북위 49도보다도 북쪽에 있는 밴쿠버는 한여름 낮 길이가 무척 길다. 새벽 4시면 날이 밝아오고 밤 10시까지 훤하다. 날이 밝아오면 일찍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눈을 뜨고도 침대에서 빈둥거리기가 뭐해서 이른 아침 홀로 산책에 나섰다. 프레이저 강가를 따라 웨스트민스터 피어 파크(Westminster Pier Park)를 걷다가 이름 모를 풀잎에 올망졸망 물방울이 매달린 것을 발견하곤 발걸음을 멈췄다. 내 눈에는 이런 모습이 얼마나 정겨웠는지 모른다. 스마트폰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보곤 지나가던 노부부가 굿잡(Good Job)이라 외친다. 하루의 출발이 좋다.
다시 밴쿠버 (2013.4~)
2020. 9. 17. 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