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베리 따기

 

 

7월부터 9월까지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선 블루 베리(Blue Berry) 수확이 한창이다. 피트 메도우즈(Pitt Meadows)에도 블루 베리 농장이 꽤 많다. 이 지역 블루 베리 농장은 거의 인도인들이 소유하고 있었고, 일용직 블루 베리 작업자는 대부분 필리핀 사람들이었는데 그 사이에 어떤 역학 구조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딸아이 둘이 방학기간 동안 블루 베리 따기로 용돈벌이를 한다고 해서 피트 메도우즈에 있는 한 농장을 찾아 갔다. 나도 몸으로 하는 노역이 어떤 것인지 체험해 보겠다고 아이들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블루 베리 따기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런데 수확이 영 시원치 않았다. 일이 손에 익지 않아서 그런지 하루종일 100 파운드밖에 따지 못했고 그 댓가로 40불을 받았다. 땡볕에서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한 결과가 겨우 40불이라니? 필리핀 작업자들은 대부분 100불을 훨씬 넘게 받는데 말이다.

 

결국에는 허리가 너무 아파 하루 일하고는 그만 두고 말았다. 어쨌든 캐나다에 와서 내가 직접 일해서 번 돈은 이 40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 돈으로 무엇을 했는지 통 기억이 없다. 코팅해서 가보로 남겼어야 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