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산악부 출신인 한 선배로부터 국제 전화를 받았다. 우리 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산악 영화를 찍는 임일진 감독이 캐나다 부가부로 영화를 찍으러 가니 나보고 현지 코디를 해주란 부탁이었다. 내가 직접 영화를 찍거나 암벽을 타는 것이 아니라 촬영팀이 들어오면 현지 지원을 해주는 정도니 큰 부담은 없었다. 몇 주 뒤에 유명 바위꾼 셋에 임 감독까지 모두 네 명이 입국을 했다. 우선 3주간 산에서 먹을 부식을 구입하고 부가부로 떠났다. 등반에 필요한 짐이 워낙 많아 트럭을 한 대 렌트해야 했다. 부가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짐을 다섯이 나누었는데 각자 배당받은 등짐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50kg도 넘어 보였다. 콘래드 케인 산장까지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이 때는 4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다. 산장에서 신고를 마치고 다시 바위길을 걸어 애플비 돔(Applebee Dome) 캠핑장에 텐트를 쳤다. 나야 하루 묵고 내려가지만 이들은 여기서 3주를 버텨야 했다. 그 때 만든 영화 <벽(The Wall)>이 이태리 트렌토 산악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단 이야기를 나중에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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