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찾는 피트 호수(Pitt Lake) 바로 옆에 피트-애딩턴 늪지(Pitt-Addington Marsh)가 있다. 피트 메도우즈(Pitt Meadows) 북쪽에, 피트 호수에선 최남단에 자리잡고 있는데,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호수와는 둑방으로 구분되어 있는 늪지로 200여 종의 조류와 29종의 포유류가 서식하는, 식생에게는 일종의 허파같은 곳이다. 두루미나 매, 독수리, 기러기, 청둥오리 등 덩치가 큰 조류 외에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작은 조류도 흔히 볼 수 있다. 포유류로는 흑곰이나 사슴, 코요테, 쿠거 등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 눈에 자주 띄지는 않는다. 꽤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피트-애딩턴 늪지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트레일을 따라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 대부분 트레일은 그랜트 내로우즈(Grant Narrows) 공원에서 출발하면 좋다. 조망 타워도 몇 개 세워져 있어 조류 관찰 또한 쉽다. 마침 늪지에서 정중동의 자세로 먹이를 기다리는 백조와 그레이트 블루 헤론(Great Blue Heron)이 카메라에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