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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명물, 학화호도과자

고국에서

by 아임보리올 2023. 10. 2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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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섯 살 때였을 게다. 국민학교 입학 전에 아버지 손에 이끌려 조치원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서울을 간 적이 있다. 기차가 천안역에 멈추었을 때, 손에 뭔가를 잔뜩 든 사람이 기차에 올라 '호두과자'를 외치곤 했다. 그 때 처음으로 호두과자를 맛보았다. 달콤한 맛 뒤에 조각난 호두까지 씹혀 처음 먹어보는 내게 근사한 경험을 선사했다. 지금도 고국에 들어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을 지날 때면 그 때 기억이 되살아난다. 바쁘지 않으면 천안톨게이트를 빠져나가 이 학화호도과자를 사곤 했다. 학화호도과자는 1934년에 문을 열어 9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근데 왜 상호에 호두라 하지 않고 호도라 쓰는지 모르겠다. 예전엔 호두를 호도(胡桃)라 표기했던  한자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 호두과자를 무척 좋아하셨고, 누굴 방문할 경우엔 의레 이것으로 간단한 선물을 대신하곤 했다. 재미있는 것은 천안에 가면 거의 모든 호두과자 가게가 스스로를 원조라 지칭한다는 사실이다. 거짓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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