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라면
포트 렌프류(Port Renfrew)에선 하룻밤 텐트를 쳤다. 파치다트(Pacheedaht)란 원주민 부족이 세운 캠핑장에서 야영을 했는데 캠핑장 시설은 솔직히 형편없었다. 하지만 해변과 붙어 있어 저녁 노을을 감상하기에는 입지가 좋았다. 그래도 이 캠핑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저녁으로 유별난 한 끼를 준비해 호사를 부린 것이 아닐까 싶다. 그 귀한 송이버섯을 듬뿍 넣어 라면을 끓인 것이다. 9월이면 밴쿠버 인근의 산자락에선 송이버섯이 많이 난다. 그 덕에 그리 비싸지 않게 마트에서 송이를 살 수가 있다. 그것을 라면에 넣어 끓여 먹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캐나다 동부의 노바 스코샤에선 랍스터를 넣어 끓였던 라면에 견줄만한 특별식이어서 입이 아주 즐거웠었다.
다시 밴쿠버 (2013.4~)
2023. 5. 25.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