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하면서 가재도구를 모두 싸서 새로운 둥지로 이사를 가리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파란>이란 포털에 둥지를 틀고 블로그 세 개를 만들었었다. 캐나다로 건너와 겪었던 일들과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던 기록을 정리해 놓으려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는단 통지를 받은 것이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네 싶었다. 나야 대단한 블로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하필이면 여기에 블로그를 만들어 이런 소란을 겪는가 싶어 후회도 되었다.
얼마 간 블로그를 잊고 살았다. 뭔가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 좋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을 잃은 사람처럼 슬슬 허전함이 밀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참에 처음부터 다시 정리를 해보기로 했다. 캐나다로 건너와 밴쿠버와 노바 스코샤에 남긴 내 삶의 궤적을 일기처럼 정리해 보는 것이다. 내밀한 이야기야 적기 어렵겠지만 내 인생에서 일어났던 일과 느낌을 적어 30년 뒤의 나에게 선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램으로 말이다. 그 때까지 이 블로그가 존속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