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밴쿠버 (2013.4~)
매치스틱의 커핑 행사
아임보리올
2024. 6. 20. 08:01
매치스틱 커피 로스터스(Matchstick Coffee Roasters)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들고는 커핑(Cupping) 행사에 참가했다. 커핑이란 와인을 브라인드 테이스팅하는 것처럼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하는 행위를 말한다. 매치스틱에선 새로운 원두를 들여오는 경우 그 향미를 파악하기 위해 손님을 초대해 가끔 이런 행사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였다. 보통은 커피빈을 갈아 향을 맡고 물과 섞은 뒤에 다시 향을 맡으며 최종적으로 스푼으로 커피를 흡입해 맛을 보게 된다. 대개는 새로운 원두의 향과 맛을 감별하는 정도지만, 원두를 생산하는 농가에게 커핑은 원두 등급을 매기는 경연장이라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한 해 농사의 결과가 이 커핑 행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매치스틱의 바리스타가 나와 컵에 원두 가루를 넣고는 코로 향을 맡았다. 그런 다음에 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거품층의 향을 맡은 후, 스푼으로 커피를 떠서 입안에 분사하듯 세게 흡입하는 슬러핑(Slurping)을 한다. 슬러핑을 하면 커피를 산소를 함께 들이키기 때문에 커피의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커피를 목으로 넘기지는 않고 도로 뱉어낸다. 전문가들은 이 괴정을 통해 원두가 가진 특성, 향미를 파악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저 흉내만 낼 뿐이었고 세세한 맛과 향을 분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