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함양군 백전면 대안리
아임보리올
2023. 12. 10. 11:01
20여 년 전에 백두대간이 품고 있는 산마을을 찾아 사진 작업을 한 적이 있다. 백두대간을 두 차례 종주한 경험을 살려 지리산에서부터 진부령까지 이어지는 마루금 아래 삶의 터전을 마련한 사람들을 필름에 담고 그들의 스토리를 듣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캐나다로 오게되면서 끝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 해 미련이 많이 남은 프로젝트였다. 여기 소개하는 경남 함양군 백전면 대안리 마을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사이에 두고 전북 남원시와 경계를 하고 있다. 함양에 속한 산마을 가운데 하나로 그 마을을 골랐고, 그 때 그 마을에 사시는 한 노부부와 인연이 되어 그 집에서 밥도 얻어 먹고 잠도 잔 적이 있었다. 그 후로 고국에 들어가는 기회가 생기면 가끔 호두과자 한 봉지 사들고 그 집을 찾곤 했다. 코로나 발발 전에 마지막으로 갔을 때엔 할머니는 치매로 마산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가셨고, 할아버지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어 가슴이 짠했다. 이제는 슬픈 소식이 있을 것 같아 그리로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