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부산 유엔기념공원

아임보리올 2023. 12. 3. 13:29

 

 

부산에 자주 갔었지만 유엔묘지를 찾은 적은 그 동안 한 번도 없었다. 몇 년 전에 캐나다군으로 참전했던 분이 먼저 유엔묘지에 묻힌 형 옆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해서 여기 묻혔다는 뉴스를 들은 후에 언제 한국 들어가면 그 형제가 영면에 든 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국 방문길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대연동에 있는 유엔묘지를 찾게 된 이유다. 우리는 흔히 유엔묘지라 부르곤 하는데 그것이 정식 명칭은 아니었다. 유엔기념공원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 가서야 알 수 있었다. 유엔기념공원은 6.25 전쟁 당시 산화한 유엔군 장병을 안치하기 위해 유엔(UN)이 1951년 만든 묘지였다. 유엔군 기념묘지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모두 2,300위의 전몰용사가 잠들어 있는데, 영국이 885위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터키와 캐나다가 따르고 있었다. 캐나다는 6.25가 발발하자, UN군으로 27,000명이 참전해 516명이 산화했다. 그 중 378위가 여기 계신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랍게도 전몰용사 가운데 70%가 여기 묻혀있는 것이다.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인연 때문인지 알지도 못 하던 나라의 전쟁에 참가에 목숨을 달리한 젊은이와 그들을 잃고 오열을 했을 가족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캐나다 묘역을 중심으로 천천히 유엔기념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